2023년 미국 주식 투자 3대 체크포인트는?

기업실적, 경기침체 정도, 물가 하락속도 확인해야

올해 미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식시장이 안정돼야 미국으로 흘러간 돈이 다시 세계 증시로 풀려나간다. 그래야 이머징마켓 등 세계 자본시장이 활기를 되찾는다.

전 세계 거의 모든 증시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인다. 지금이야말로 미국 증시에 가장 큰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성공적인 미국 주식 투자를 위해 몇 가지 ‘체크포인트’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은 불확실성 줄면서 호흡 길어지는 국면

이젠 주식을 급하게 팔 때는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숨 고르기’ 국면이다. 변동성이 줄어들어 세밀히 주변을 살피면서 향후 투자 방향을 모색하기에 적기다. 
앞으로도 급등락 과정은 있겠지만 회복이 빠를 뿐 아니라 그 폭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우선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하반기 극도로 불안했던 모습은 서서히 지나가고 있다. 과도한 발작을 일으키던 주가는 널뛰기 장세를 멈추면서 변동성을 줄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외환시장 안정과 인플레이션의 위험 수위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 간 금리차가 줄어들고 미국 경기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자, 미국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해 9월 26일 114.42를 꼭지로 내림세로 돌아서 올해 2월 10일 현재 103.5를 기록했다. 정점에서 9.5% 하락한 것이다. 유가와 곡물가, 원자재 가격도 지난 5~6월에 천정을 형성한 후 급하게 내려앉으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 있다.  그리고 미래 실적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가는 빠르게 조정받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밸류에이션상 유리한 국면으로 해석된다. 

미국 증시는 지난 한 해 세계 증시에서 낙폭이 큰 시장 중 하나다. 지난 해 S&P500 지수가 19.2%, 나스닥은 33.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세계 선진시장 MSCI 지수는 18.8%, 이머징 마켓 MSCI 지수는 20.9% 하락했다.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낙폭이 큰 곳은 러시아다. 무려 40.5%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에서 낙폭이 가장 큰 곳은 한국(-17.7%)이다. 아시아 증시는 한국과 대만(-22.1%)을 제외하고는 다른 어느 지역 증시보다 안정세를 보였다. 싱가포르(+3.8%), 인도(+4.1%), 인도네시아(+3.5%), 태국(+0.9%) 증시는 상승했다.

소위 말하는 미국 ‘빅 테크(Big Tech)’주식들은 대부분 2021년 11월 초에 꼭지를 형성한 후 1년 뒤 바닥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67.7%, 아마존은 52.1% 하락했다.
이 후 반등을 시작해 올 2월 1일 테슬라,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지난 고점(2021년 11월1일) 비해 각각 48.4%, 44.3%, 33.4%, 20.4% 떨어진 상태로 낙폭을 줄였다.

한편, 애플(-8.6%)은 빠르게 낙폭을 줄여 손실 대부분을 만회하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S&P500은 10.43%, 나스닥은 24.6%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라고 불리는 DOW 30은 6.8% 하락했다. 

결국 2022년 미국 시장은 PER 수준이 높아 밸류에이션상 금리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기술주 중심의 조정’으로 규정지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앞으로 미국 증시를 보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특히 미국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은 미국포함 세계 주식시장 움직임의 핵심 ‘체크포인트’이다. 

3대 핵심 체크포인트는 
기업실적, 경기 침체 정도, 물가 하락 속도

이 세 가지만 보면 된다. 항목별 비중을 둔다면 6:2:2 정도다. 주식 투자를 위해선 사실 모두 무시하고 기업 실적 만 보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이유는 이미 물가는 내림세로 접어들었으며 미국 경기는 연착륙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리는 경기 위축과 함께 이미 연준이 돈줄을 많이 조여서 크게 올라가기 힘들다. 오히려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할 것인지가 더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우선, 기업 실적을 보자. 상당수 기업이 이익 측면에서 올 1분기 이내에 바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들어 미국 빅 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직원 수를 줄이는 등 비용감소에 나섰는데 이 효과가 늦어도 올 1분기에는 나타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본격적인 기업 실적 회복으로 보기는 힘들다. 추세적으로 기업실적이 개선되려면 매출이 늘어야 한다.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면 기업들 이익의 질이 좋아지면서 설비 투자로 이어질 것이다. 매출 증가는 추세적으로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지표다. 매출은 느는데 수익성이 악화하면 조만간 외형이 감소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우리나라 2분기 말과 3분기의 기업 실적이 그랬다. 

지금 미국은 경기 논쟁이 일고 있다. 시장에선 본격적으로 경기 하강 국면이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월 중순에 이코노미스트 71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앞으로 12개월 내 경기 침체가 있을 가능성이 61%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경기 침체의 정도다. 이들은 연착륙을 전망하고 있다. 경기 침체 기간도 길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다수가 언급했던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거의 사라진 상태다.

경기와 함께 가장 뜨거운 이슈는 ‘임금 인플레이션(wage inflation)’이다. 지난해 10월 3.7%를 기록하면서 오르는 듯했던 실업률은 그 후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시장 예상보다 낮은 3.4~3.5%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고용주들은 직원 이직을 막으려 임금을 25년 만에 최고 수준인 5.5%를 올렸다. 같은 상황이 올 초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는 연준(Fed)의 물가 관리 목표인 2%대 안정을 더디게 하고는 있지만 한편으론 경기의 연착륙을 도와주고 있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흔치 않은 경제 현상이다. 과거 같으면 이미 미국 실업률은 4%대로 진입했을 것이다. 

최근 미국 증시의 관심은 인플레이션, 금리 등에서 경제성장률, 기업 실적과 같은 실물 부문으로 쏠리고 있다. 이는 물가가 안정됐기 보다 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서서히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이 지난해 6월 9.1%에서 지난 2월 6.4%로 내려왔지만, 연준은 ‘2%대 목표치’ 달성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설문조사 결과, 이코노미스트들은 물가 상승률이 올해 6월에 3.6%, 12월에 3.1%를 기록한 후 내년 상반기 2%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내내 이른바 ‘연준 피벗’(기조전환)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흐름은 이미 내림세로 기울었다고 보는 것이다.

낙폭 큰 우량주에 관심 커질 전망

서학 개미 상당수가 미국 증시를 한국 증시 보듯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이름은 모두 같은 증권시장(stock market)이지만 두 시장은 사뭇 다르다. 제도나 매매 방법도 다르다. 특히 실제 투자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선, 미국 증시는 기업가치를 주가에 반영하는 속도가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빠르다. 참여자 수가 많고 다양한 투자 기법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공매도도 매우 자연스러운 투자 관행이고 주식과 채권 등 각종 상품의 선물·옵션 등과 연계된 거래 물량도 엄청나다. 

2022년 기준 미국의 증권 산업을 대변하는 기관이 SIFMA에 따르면 뉴욕 증시(NYSE)와 나스닥을 합친 시가총액 규모는 약 52조 달러로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의 40%를 넘는다. 같은 기준으로 한국 증시는 약 1조 9000억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 증시는 선진국뿐 아니라 아프리카, 중동, 남미를 포함한 전 세계 모든 기관투자자가 빠짐없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외환시장을 능가하는 거의 완전경쟁시장이라 할 정도로 정보의 흐름이 빠르다. 더불어 가격 제한폭이 없어 정보가 가격에 반영되는 속도도 한국 증시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신속하다. 

이 모든 상황을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감당하기는 힘들다. “어…!” 하는 사이에 투자액 모두를 날릴 수 있다. 따라서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경우는 목표 수익률을 가능한 한 낮추어야 한다. 재산을 모두 팔아 일부 주식에 몰빵하는 식의 투자는 금물이다. 그리고 시장보다 높은 초과수익을 내기가 한국 증시보다 어렵다. 완전경쟁시장에 가깝다는 말은 초과 수익을 얻기 어렵다는 말과 같은 의미라고 보면 된다. 정보가 가격에 신속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한편 기축통화국인 미국 증시는 다른 나라 증시보다 대외 변수나 거시적 지표에 의해 영향을 덜 받는다. 기업들 매출의 내수 비중이 크며 기술력이 탄탄해 소위 말하는 ‘가치투자’가 한국 증시보다 활발하다. 시장은 하락해도 개별 기업 주가는 오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우량주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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